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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설 명절로 이동 많은 2월… '감염 3종세트' 주의하세요

작성자 이지현 기자 입력 2018-02-09 17:45:21 수정 2018-02-12 18:39:40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노로·로타·독감 바이러스 예방법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하고 설 연휴가 다가오면서 장거리 이동을 계획하는 사람이 많다.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데다 설 연휴를 맞아 가족을 만나기 위해 고향집을 찾거나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면 각종 감염 질환이 전파될 위험도 크다. 강원 평창과 강릉 지역에서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독감 환자는 증가세가 잠시 주춤해졌지만 설 명절에 이동이 늘어나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영유아 사이에서 유행하는 로타바이러스 감염증도 주의해야 한다. 해외에서 한국을 찾는 사람을 통해 새로운 감염이 전파될 위험도 있다. 올겨울 주의해야 할 감염병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강원 지역 노로바이러스 환자 증가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식중독의 일종으로 대표적인 겨울철 감염병이다. 김지원 대림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은 “대다수 사람이 여름보다 겨울철 감염질환을 쉽게 생각해 매년 노로바이러스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1968년 미국 오하이오주 노웍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처음 확인된 노로바이러스 감염은 겨울에 환자가 늘어난다. 대부분 바이러스는 기온이 내려가면 번식력이 떨어지지만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에서도 오랫동안 살 수 있다. 이 때문에 겨울철 식중독 환자의 절반 정도는 노로바이러스로 인해 생긴다.

감염자 배설물이나 구토물에 기생하다가 음식과 물을 통해 전파된다. 10개의 입자로 감염될 정도로 감염력이 높다. 환자의 침,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 문손잡이 등을 통해서도 전파된다. 공기를 통해서도 퍼진다. 환자의 마른 구토물과 분변 1g에는 1억 개의 노로바이러스 입자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24~48시간 잠복기가 지난 뒤 증상이 나타난다. 구역질,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등도 생길 수 있다. 바이러스성 장염 증상은 감기와 비슷해 감기로 혼동하기도 한다. 어린이는 구토 증상이 흔하고 성인은 설사 증상이 흔한 것도 특징이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돼도 12~60시간 안에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후유증도 심하지 않다. 다만 면역력이 낮은 영유아와 노인은 수일간 증상이 계속되면 탈수, 전해질 불균형 등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일도 있다. 복통, 구토, 고열 등의 증상이 수일간 지속되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노로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와 예방백신은 없다. 따라서 감염이 확인되면 증상을 줄이는 치료를 한다. 수액과 전해질을 공급해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을 막고 복통이 심하면 진경제 등도 사용한다.

◆음식보다 환자 접촉 등으로 전파

많은 사람이 음식만 잘 관리하면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병원성대장균과 살모넬라균 등 세균 때문에 생기는 식중독은 95% 이상이 식품 때문에 발생하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이보다 훨씬 다양한 경로로 감염된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보건소에서 2006년 한 해 동안 발생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사례 257건을 조사했더니 식품 감염은 10%에 불과했다. 나머지 90%는 감염 환자와의 직·간접 접촉, 오염된 지하수, 오염된 식기류 등을 통해 발생했다.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감염 환자 구토물과 분변을 취급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들이 출입한 화장실, 변기, 문손잡이 등은 락스 등 가정용 염소소독제를 40배 희석해 소독해야 한다. 집단급식소 등에서는 수질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고 배탈,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은 식품 조리에 참여해선 안 된다. 증상이 회복된 뒤 2주 동안은 주방에 들어가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조리기구는 열탕 또는 염소 소독으로 세척·소독하고 조리대와 개수대는 중성세제나 200배 희석한 염소소독제로 소독해야 한다.

손을 씻는 습관도 중요하다. 화장실 사용 후, 귀가 후, 식사 전, 음식 준비 전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소독용 알코올 젤로 잘 제거되지 않는다. 비누를 사용해 손가락 사이와 손등까지 흐르는 물로 20초 이상 씻어야 한다. 과일과 채소는 깨끗이 씻고 물은 끓여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지하수는 반드시 끓여 마셔야 한다. 어패류, 고기류는 되도록 익혀 먹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85도 이상에서 1분간 가열하면 감염성이 사라진다. 김 과장은 “건강한 성인은 2~5일 안에 회복되지만 면역력이 낮은 유아나 고령층은 증상이 1주일 이상 지속되면 합병증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영유아 로타바이러스도 주의

영유아들에게서 로타바이러스 감염증도 증가하고 있다. 법정 감염병인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1973년 호주에서 처음 발견됐다. 영유아에게 생기는 위장 관련 염증 질환 중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졌다. 감염되면 24~72시간 잠복기를 거쳐 구토, 발열, 물과 같은 설사 증상을 보인다. 증상이 4~6일 정도 유지된다. 설사가 심해 탈수로 이어지기도 한다. 영유아들이 많이 감염돼 설사로 입원하는 5세 이하 유아의 3분의 1 정도가 로타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로타바이러스 치료제는 없다. 심한 구토와 설사 때문에 탈수 상태가 되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는 치료를 한다.

로타바이러스는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증상이 없어진 뒤 10일까지 환자의 대변 속에 남아 있다. 증상이 없더라도 손과 입을 통해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화장실을 다녀온 뒤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아이 기저귀를 교환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는 영유아가 많은 어린이집, 임신부가 모인 산후조리원 등에서 집단 감염이 꾸준히 발생한다. 아이들이 모인 집단시설에서는 액체분유를 사용하는 것이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된다. 환자가 있었던 장소, 환자가 쓴 물건은 염소 소독해야 한다.

◆독감 심하면 고향행 늦추는 배려도

매년 설 연휴를 기점으로 줄었던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늘어난다. 장거리 이동하는 사람이 많아 면역력이 떨어지는 데다 환자와 함께 바이러스도 이동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유행하는 B형 독감이 예방백신 항원과 달라 예년보다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독감에 걸리면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갑자기 발생한다.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는 것과 같이 호흡기 증상도 생긴다.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해 열 없이 호흡기 증상만 호소하기도 한다. 노인이나 어린이들이 독감에 걸리면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따라서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손으로 얼굴 만지는 것을 삼가고 기침을 할 때는 손수건이나 소매로 가리고 해야 한다. 독감에 걸렸다면 무리하게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것보다 집에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낫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김지원 대림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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