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설사 심한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접촉 삼가고 식기·손 위생 신경써야"

작성자 이지현 기자 입력 2018-02-01 16:32:09 수정 2018-02-01 16:32:09
겨울철 급성 장염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김지원 대림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은 1일 "대부분 사람이 여름보다 겨울철 감염질환을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매년 노로바이러스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초기 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1968년 미국 오하이오주 노웍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처음 확인된 노로바이러스 감염은 겨울부터 초봄에 늘어난다. 대부분 바이러스는 기온이 떨어지면 번식력이 떨어지지만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에서도 오랫동안 살 수 있다. 이 때문에 겨울철 식중독 환자의 절반 정도는 노로바이러스 때문에 생긴다.

대개 감염자 배설물이나 구토물에 기생하다가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파된다. 소량의 바이러스만 있어도 쉽게 감염되는 것이 특징이다. 10개의 입자로 감염될 정도로 감염력이 높다. 환자의 침,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 문 손잡이 등을 통해서도 전파된다. 공기를 통해서도 퍼진다. 환자의 마른 구토물이나 분변 1g에는 1억개의 노로바이러스 입자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24~48시간 잠복기가 지난 뒤 증상이 나타난다. 구역,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등도 생길 수 있다. 바이러스성 장염 증상은 감기와 비슷해 감기로 혼동하기도 한다. 어린이는 구토 증상이 흔하고 성인은 설사 증상이 흔한 것도 특징이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돼도 12~60시간 안에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후유증도 심하지 않다. 다만 면역력이 낮은 영유아, 노인 층은 수일간 증상이 계속되면 탈수, 전해질 불균형 등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일도 있다. 복통, 구토, 고열 등 증상이 수일간 지속되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노로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와 예방백신은 없다. 따라서 증상을 줄이는 치료를 한다. 수액과 전해질을 공급해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을 막고 복통이 심하면 진경제 등도 사용한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물만 잘 관리하면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병원성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 등 세균 때문에 생기는 식중독은 95% 이상이 식품 때문에 생기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이보다 훨씬 다양한 경로로 감염된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보건소에서 2006년 한해동안 발생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사례 257건을 조사했더니 식품 감염은 10%에 불과했다. 나머지 90%는 감염 환자와의 직간접 접촉, 오염된 지하수, 오염된 식기류 등을 통해 발생했다.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감염 환자 구토물과 분변을 취급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들이 출입한 화장실, 변기, 문 손잡이 등은 락스 등 가정용 염소소독제를 40배 희석해 소독해야 한다.

집단급식소 등에서는 수질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고 배탈,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은 식품 조리에 참여해선 안 된다. 증상이 회복된 뒤 2주 동안은 주방에 들어가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조리기구는 열탕 또는 염소소독으로 세척·소독하고 조리대와 개수대는 중성세제나 200배 희석한 염소소독제로 소독해야 한다.

손을 씻는 습관도 중요하다. 화장실 사용 후, 귀가 후, 식사 전, 음식 준비 전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소독용 알코올 젤로 잘 제거되지 않는다. 비누를 사용해 손가락 사이와 손등까지 흐르는 물로 20초 이상 씻어야 한다.

과일과 채소는 깨끗이 씻고 물은 끓여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지하수는 반드시 끓여 마셔야 한다. 어패류, 고기류는 되도록 익혀 먹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85도 이상에서 1분간 가열하면 감염성이 사라진다.

김 과장은 "건강한 성인은 2~5일 안에 회복되지만 면역력이 낮은 유아나 고령층은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합병증의 위험이 있다"며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거나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