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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부터 의약품 원료까지...무궁무진한 미세조류의 활용 가치

작성자 임락근 기자 입력 2017-11-29 11:50:54 수정 2017-11-29 15:33:04

“적조와 녹조의 발생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미세조류가 머금고 있는 기름의 활용 가치는 무궁무진합니다.”

임창순 파이코일바이오텍코리아 대표(사진)는 29일 서울 강남 삼성동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미세조류로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약품에 들어가는 각종 원료를 만들고 있다”며 “고어텍스가 섬유 원료로 출발했던 것처럼 우리도 미세조류의 모든 것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미세조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다. 전 세계에 약 6만여종의 미세조류가 존재한다. 미세조류는 단백질, 지질, 탄수화물, 비타민, 미네랄 등 다양한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지질은 바이오 디젤로 쓸 수 있다. 필수지방산인 오메가3와 망막과 피부를 보호하는 루테인, 강력한 항산화 기능을 하는 아스타잔틴 등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기능식품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임 대표는 식물 전문가다. 서울대 식물학과 87학번인 임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미국 브라운대에서 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땄다. 박사후과정으로 스탠퍼드대에서 미세조류를 공부했다.

그의 첫 직장도 식물 관련이었다. 2006년 지도교수였던 세계적인 미세조류 연구 권위자 아서 그로스만 교수와 함께 솔라자임이라는 바이오 전문기업에 들어갔다. 임 대표는 “솔라자임에 들어갈 때는 직원이 7명에 불과했지만 나중엔 나스닥 시장에 기업공개(IPO)까지 한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했다.

10년 전 미세조류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바이오 디젤 때문이었다.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 없이 미세조류만으로 기름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친환경적인 대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았다.

임 대표도 솔라자임에서 미세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사업화를 위해 발로 뛰었다. 하지만 채산성이 문제였다. 석유를 대체할 정도로 생산단가를 낮추지 못했다. 미국에서 셰일 혁명이 일어나면서 유가가 낮은 수준에 계속 머무르자 바이오 디젤이 석유를 대체할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다. 임 대표는 “미세조류로 만든 바이오디젤 가격이 배럴당 130달러 수준까지는 내려갔지만 석유와 경쟁하기엔 경제성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회상했다.

임 대표는 2009년 솔라자임에서 나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동료 2명과 함께 창업의 길을 택했다. 창업의 메카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운 창업 문화에서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당시 미세조류 배양은 일조량을 조작해 광합성을 이용한 방식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미세조류가 성장하면서 그늘이 생겨나 밑에 있는 미세조류는 빛을 받지 못해 고농도의 배양이 어려웠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게 솔라자임에서 개발한 배양 방식이었다. 미세조류에게 탄소 에너지원을 공급해 배양한다. 광합성을 이용한 방식보다 10배 이상 높은 농도의 배양이 가능했다.

임 대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효모 방식에 더해 외부 신호까지 주는 아이디어였다. 그가 2010년 직접 개발한 PSP 배양기술이다. 미세조류의 바이오리듬을 분석해 그에 맞는 적정 파장의 빛을 쪼이고 배양에 최적의 화학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이다. 그는 “PSP 배양기술을 활용하면 다른 배양방식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미세조류를 배양할 수 있고 생산효율이 광합성 방식보다 20배, 효모 방식보다 2~4배 높다”고 했다.

임 대표가 미세조류의 쓰임새로 택한 것은 건강기능식품이었다. 그는 “바이오 디젤은 채산성을 맞추기엔 기술적으로 아직 먼 이야기였다”며 “이미 시장이 형성돼 있던 건강기능식품으로 시작하는 게 현실성이 있었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전 세계 오메가3 시장규모는 40억 달러(약 4조3000억원)에 달한다.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이나 사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오메가3는 생선 등으로부터 추출하는 동물성이 많다. 하지만 동물성 오메가3는 어획량이 정체된 상황에서 계속 늘어나는 오메가3 수요량을 못 따라간다는 한계가 있다. 중금속이 많이 쌓여 있다는 점도 단점 중 하나다.

미세조류에서 오메가3를 추출하면 수급 및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임 대표의 설명이다. 비린내가 나거나 중금속이 들어있을 염려도 덜 수 있다. 배양환경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도 담보 가능하다.

파이코일바이오텍코리아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4가지 종류의 오메가3 완제품을 내놨다. 이와 함께 미세조류 균주와 배양 노하우도 기술 이전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 지난해 국내의 한 대기업과 150억원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올해도 국내 대기업과 추가 계약을 진행중이다. 건강기능식품 제조사, 제약사, 화장품 회사 등이 주요 고객이다.

현재 파이코일바이오텍코리아의 거점은 한국이다. 2012년 한국에 법인을 세우면서 미국 법인을 자회사로 정리했다. 임 대표는 “지난해에는 23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는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내후년 기업공개를 목표로 미세조류 사업을 키워나가겠다”고 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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