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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 키우시나요? 구충제 챙겨 드세요

작성자 전예진 기자 입력 2017-10-20 18:24:37 수정 2017-10-21 08:23:03
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봄가을이면 약국 진열대에서 구충제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기생충약이라고도 하죠. 예전엔 1년에 두 번 온 가족이 챙겨 먹곤 했지만 지금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기생충이 사라진 지가 언젠데 독한 약을 굳이 먹을 필요가 있냐는 겁니다. 1960년대 한국 기생충 감염률은 80%에 달했지만 지금은 2~3%로 급격히 낮아졌습니다. 분뇨 대신 화학비료를 사용하고 위생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구충제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가정이 많아지고 농약을 치지 않은 유기농 채소나 생선회, 육회처럼 날음식을 즐겨 먹는 사람이 늘고 있어서입니다. 영유아는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단 감염 위험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평소 생활습관에 비춰볼 때 기생충 감염이 우려된다면 예방 차원에서 구충제를 복용할 것을 권유합니다.

기생충은 우리 몸의 영양분을 빼앗아 식욕 부진, 복통, 설사, 빈혈, 피로를 유발합니다. 회충에 감염되면 고열, 호흡곤란이 오고 십이지장충은 현기증, 빈혈, 붉은 반점이 생깁니다. 편충은 구역질, 설사를 일으킵니다. 요충은 심한 항문 가려움증, 변비, 불면증 증상을 보이는데요. 항문 주위를 긁으면 손에 묻은 요충 알이 구강을 통해 감염됩니다. 침구, 옷, 가구를 통해서도 감염됩니다.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환자 가족 전체가 검사를 받는 게 좋습니다.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구충제는 알벤다졸(사진)과 플루벤다졸 두 가지 성분으로 나뉩니다. 이 약들은 기생충 위장관에 미세소관 형성을 막아 포도당을 흡수하지 못하게 하는데요. 기생충을 굶어 죽게 하는 겁니다. 1970년대 판매되던 약들과 작용기전이 다릅니다. 예전 구충제는 기생충의 신경근을 마비시켜 인체의 소화관에 흡착되는 것을 막아 대변으로 빠져나오게 했습니다. 배우 엄앵란 씨가 광고했던 화이자의 ‘콤반트린’이 대표적입니다. 요즘 약은 기생충이 대변에 남지 않고 소화액에 녹아 없어집니다.

복용 방법은 식사와 상관없이 잠들기 30분 전 1회 1정 물과 함께 씹어 먹으면 됩니다. 알벤다졸은 24개월 이상, 플루벤다졸은 12개월 이상 유·소아도 복용할 수 있습니다. 요충에 감염된 경우에는 구충제를 1주일 간격으로 두 번 먹어야 합니다. 성충이 죽기 전 항문 주위에 낳은 알 때문인데요. 알에서 부화한 기생충까지 없애기 위한 것입니다. 12개월 미만 영아나 임산부는 구충제를 복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간이나 신장 질환을 앓고 있다면 복용 전 의사와 상담하는 게 좋습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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