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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중에도 연구 고집… 면역학 권위자 찰스 서 IBS단장 별세

작성자 박근태 기자 입력 2017-10-09 17:23:40 수정 2017-10-09 18:18:07
면역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서동철(찰스 서) 기초과학연구원(IBS) 면역 미생물공생연구단장(포스텍 융합생명과학부 교수·사진)이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별세했다. 향년 56세. 서 단장은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교수로 근무하다 지난 2012년 문을 연 IBS 초대 단장에 선임됐다.

서울에서 태어난 서 단장은 11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UC샌디에이고를 졸업하고 UC데이비스에서 면역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평생 면역체계와 공생 세균 군체 간 상호조절 기작을 연구했다. 몸 안에 침입한 바이러스, 세균과 싸우는 면역세포인 T세포의 탄생과 소멸에 관한 논문을 잇따라 발표하며 흉선에서 만들어진 T세포 중 1%만이 외부 침입자를 공격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기도 했다. 이런 뛰어난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지난 2008년에는 세계 최고의 생명공학연구기관인 스크립스 연구소에서 한국인 최초로 정교수가 됐다.

서 단장은 지난 2012년 당시 설립이 추진되던 IBS 단장 공모에 응모해 다른 분야의 석학 8명과 함께 단장에 선임됐다. 지난 1996년 세포 면역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피터 도허티 호주 멜버른대 교수가 그를 적극 추천했다. 한국에 돌아온 그는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장으로 일하면서 몸속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미생물 연구에 집중했다. 지난 2015년 초 대장암 4기 판정을 받고서도 치료를 병행하며 연구를 이어갔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음식물의 장내 면역반응 억제 원리를 밝혀낸 결과를 소개한데 이어 면역 세포 간 생존 경쟁이 면역계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지난 7월 국제학술지 면역학지에 발표했다.

그는 수시로 미국을 드나들며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자 지난해 초 병가를 내고 미국에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1남2녀가 있다. IBS측은 장례를 미국 현지에서 조용히 치르기를 원하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10~11일 경북 포항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 143호에 작은 추모소만 마련하기로 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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